죽음을 준비하는 전자 유언장 서비스 Willing

모두가 죽음을 준비하는 세상

Goo
9 min readJan 31, 2021

이제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무섭고, 어렵고, 말해서는 안 되는 볼드모트 같은 것이 아닌 것 같아요. 언젠가는 누구나 겪는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많이 이야기하고 잘 준비를 해야하죠.

그런 죽음을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해준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전자 유언장 서비스 Willing 입니다.

왜 만들었을까?

출처: Miami Herald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Miami, Silicon Valley, and back>

Willing은 Eliam Medina가 실제 불편함을 느껴 만든 서비스입니다. 가족 중 한 명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상속재산을 정리하기 너무 어려워서 최고의 실력을 가진 법률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미국의 유언 효력 (Common Law 기준)

미국에서 유언장이 효력이 있기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1. 문서 형태일 것
    ‘문서’ 형태로 작성되어야 합니다. 음성 녹음, 비디오 촬영은 문서 형태가 아니므로 그 자체가 유언이 될 수 없습니다.
  2. 유언 작성자의 서명
    유언장을 작성한 사람의 서명이 있어야 합니다. 이름이 아니라 이니셜 또는 특수문자(X, O.K)등을 서명해도 된다고 하네요.
  3. 유언장의 의도
    당연히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은 자신의 의도대로 작성해야 하고, 그 유언장의 효력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세세하게 모두 알지 않고,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면 됩니다)
  4. 증인
    유언 작성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2명의 증인이 필요합니다. 유언 작성자는 증인 앞에서 서명을 해야 합니다.

편하고 가성비 최고

잘 모르는 법률을 혼자 찾아보기 어려우면 변호사를 찾아가야 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죠. 그런데 어디서든지 온라인으로 유언장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편합니다. 그냥 정보만 적으면 최종 결과물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려되는 점

하지만 유언장은 법률 효력을 가지는만큼 신중하게 해야 하기 때문에 전자 유언장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마존에서 물건을 구입하듯 쉽게 작성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그리고 내가 아닌 제3자가 작성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큰 우려되는 점이기도 합니다. 협박을 받으며 작성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죠.

전자 유언장에 관한 여러 의견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Willing을 소개하려는 이유는 뛰어난 UI/UX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0년에 the balance가 ‘Best for Ease of Use’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점이 좋은지 하나씩 살펴볼까요?

1 - 프로그래스 바, 목차 활용

실제 서비스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처럼 유도, 즉, 유저가 느끼는 시간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 바로 프로그래스 바(Progress bar)!
* 출처: 진행바 속도가 빠르다고 느끼게 만드는 방법

① 기본 정보 입력: 프로그래스 바
기본 정보를 입력할 때 상단 프로그레스 바 덕분에 사용자가 어느 정도까지 입력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갈 때 프로그레스 바가 훅! 지나가서 그런지 빠르게 진행된다는 느낌이 있어요.

(왼쪽) 1단계, (오른쪽) 2단계

② 유언장 작성: 목차를 활용
유언장을 작성할 때 오른쪽에 목차를 두어 사용자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추측: 기본정보보다 입력할 것이 많기 때문에 프로그레스 바가 아닌 목차를 활용한 것 같아요)

오른쪽 목차

2 - 쉬운 단어 사용

유머를 통해 유저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고, 사용자는 액션을 더 잘 따르고 받아들일 수 있다. 즉, 동기부여가 쉽게 된다.
출처: <마이크로카피> 中 3장 액션을 끌어내는 마이크로카피

① Nice!
작성된 유언장을 수정했을 때 CTA 문구는 ‘Nice!’에요. Continue, Confirm 등의 단어보다 훨씬 친근함이 느껴지는 단어였어요. 특히 느낌표가 있어서 그런지 더 제대로 수정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펠링 바꾸기가 완성되었을 때

② 중단 단계 확인
유언장을 작성하는 중간에 단계를 확인할 수 있어요. 잘해왔다는 문구 덕분에 사용자는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동기부여를 받고 끝까지 작성하게 됩니다.

기본 정보 입력 후 유언장 작성에 넘어가기 전 화면

3 - 자동 완성 기능

에너지 소모가 큰 순서: 인지부하 > 시각부하 > 운동부하
출처: 프세 크루 Sam의 힙서비콘 1기 발표

① 집주소 입력
집 주소를 찾을 때 한 번씩 짜증이 난 적 있으시죠? 그런데 Willing은 그냥 입력만하면 그냥 자동으로 칸이 채워집니다. 개인적으로 이 기능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② 입력대신 선택하기
맨 처음 입력 정보가 있다면 나중엔 선택만 하면 됩니다. 즉, 편한 자동 완성 기능이 있는 것이죠.

어떤 정보가 들어가야하는지 미리 자동완성으로 보여주는 모습

4 - 쉬운 조작

사용자는 작동방식까지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적당히 임기응변한다.
출처: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마!> 中 2장 우리가 실제 웹을 사용하는 방법

① 가격 비교
Compare Option 탭으로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습니다.

② 유언장 수정하기
유언장을 수정하는 화면인데요. 연필 아이콘으로 수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려줍니다.

완성되기 직전 마지막으로 수정할 수 있는 화면

5 - 본론부터 시작

서비스 시작하면 핵심 기능을 바로 경험하게 하자! Easy First!
출처: 프세 크루 Sam의 힙서비콘 1기 발표 中, 프세 크루 Ian의 힙서비콘 2기 발표 中

메인 페이지에 가입 없이 바로 시작하는 점 때문에 서비스가 빠르게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Continue를 누르면 가입 화면으로 넘어가는데 이미 입력한 내용 때문에 큰 허들로 느껴지지 않았어요.

가입을 마지고 나면 가입했던 정보로 결혼 여부와 거주 지역이 미리 입력되어 있어 사용자는 할 일이 줄어듭니다.

(왼쪽) 메인 페이지, (오른쪽) 가입 후 정보 입력

6 - 에러! 이렇게 고쳐주세요

문제가 있다는 것과 그 문제가 무엇인지 간단하고 명확하게 설명하라. 에러 메시지는 너무 재치있게 쓰려 하지 말고 가능한 한 쉽게 작성하라
출처: <마이크로카피> 中 7장 에러 메시지

사용자가 잘못된 행동을 하면 빨간 에러 메시지가 나타납니다. 예시를 잘 들어줘서 사용자는 어떤 점을 고쳐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어요.

잘못된 내용을 알려주는 문구

7 - 가이드, 헬프

고객 문의 대신 FAQ를 활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사용자는 빠른 답을 받아 시간 절약을 하고 싶을 수도 있기 때문!
출처: <마이크로카피> 中 6장 — 고객 문의

입력을 하다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Guide를 통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8 - Gamification

게이미피케이션은 웹사이트와 앱에 재미요소를 가져온다. 게임 요소들은 성취한 사람들에게 보상을 약속한다. 흥미와 흥분은 사람들이 다양한 태스크를 계속하게 만들고 웹사이트에서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한다.
출처: UX 디자인에서의 게이미피케이션 — 사용자 참여 늘리기

집을 소유하고 있다면 Probate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일러스트로 재미있게, 직관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별 거 아닌데) Very Impressive 라는 문구 하나로 괜히 뭔가를 이뤄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을 소유하고 있을 때 볼 수 있는 화면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완성된 유언장을 이메일로 보냈을 때 받게 되는 이메일이었습니다. 메인 사이트의 훌륭한 UI/UX는 어디로 갔는지..😭 메일을 처음 받았을 때 스팸메일인 줄 알았다니까요..

유언장을 메일로 보냈을 때 받게 되는 화면

그럼 이 이메일을 어떻게 바꾸는 게 좋을까요? 세 가지만 간단하게 생각해봤습니다.

  1. 누가 보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자
    Willing의 로고를 쓰거나 이미지를 크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2. 어떤 문서를 보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자
    완성된 문서가 어떤 문서인지 이메일 제목에 기재해주면 좋겠어요.
  3. 보안을 신경쓰자
    전자 법률을 우려하는 점이 ‘보안’이니, 보안에 취약하지 않다는 점을 사용자에게 강조하면 좋을 거 같아요.

이를 잘 지킨 법률 서비스 이메일 예시가 있습니다. DocuSign과 모두싸인의 이메일입니다.

DoucuSign의 완성된 문서 보기 메일
모두싸인의 완성된 문서 확인하기 메일

위 두 개의 이메일 화면을 보면 Willing보다 정말 잘 설계되어있는 것이 확인되시죠?

어려운 법률도 이렇게 쉽게 이용할 수 있다니..! 전자 유언장 Willing 서비스가 왜 ‘Best for Ease of Use’에 뽑혔는지 조금 납득이 가시죠? 해외 서비스이지만 언젠가는 우리나라에도 생겨날지 모르니 한 번 체험해보는 걸 추천해드려요!

혹여나 잘못된 내용이 기재되었거나, 추가되면 좋을 내용 등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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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건 기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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